기저질환이 없는 40세 남자가 내원 1일 전부터 주변 사람들이 눈이 노랗다고 하여 응급실에 내원하였습니다. 내원 2주 전부터 발열과 오한이 있었으며 내원 1주 전부터는 전신 쇠약감과 근육통이 있었고 내원 5일 전에 타병원에서 종합검진을 받았다고 합니다. 검사 당일 극심한 피로감이 있었다고 하며 종합검진 결과 AST/ALT 311/452 IU/L 소견을 보였습니다. 의미있는 음주력은 없었으며, 한약이나 건강기능식품은 최근 1년간 복용한 적이 없었습니다. 추가적인 문진에서 내원 3주 전에 허리 통증으로 인근 한의원에서 수차례 침술을 받았으며, 자가로 진통제 등을 복용하였다고 하였습니다. 응급실에서 시행한 혈액검사 결과와 복부 전산화단층촬영(CT) 소견은 다음과 같습니다.
Hb 15.0 g/dL, WBC 5,850/mm3 (differential count: normal range), Platelet 236×103/mm3
Prothrombin time 10.5 sec (INR 0.98)
Total bilirubin 3.8 mg/dL, Total protein 7.2 g/dL, Albumin 4.2 g/dL
Aspartate aminotransferase (AST) 241 IU/L, Alanine aminotransferase (ALT) 1273 IU/L
Alkaline phosphatase (ALP) 196 IU/L, Gamma glutamyl transpeptidase (GGT) 335 IU/L
Blood urea nitrogen (BUN) 7.3 mg/dL, Creatinine 0.8 mg/dL, Lactate dehydrogenase (LDH) 402 U/L
IgG/IgM anti-HAV (+/-), HBsAg/anti-HBs (-/-), anti-HCV A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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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z 1. 이 환자에서 급성 간염의 감별진단을 위해서 추가로 필요한 검사는 무엇일까요?
① HCV RNA
② IgM anti-HBc
③ Ceruloplasmin
④ Anti-nuclear Ab (ANA)
⑤ 이상 모두
답) 5
증례해설
발열, 오한, 근육통 등의 증상을 동반한 급성 간염 환자입니다. 문진에서 의미있는 음주력이나 한약, 건강기능식품의 복용력은 없었으며, A형, B형, C형간염에 대한 기본적인 혈청학적인 검사와 영상 검사에서는 급성 간염의 원인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자가로 진통제 등의 약제를 복용하였지만 중단 후에도 AST와 ALT가 악화 소견을 보여 약인성 간손상(drug-induced liver injury)으로 설명하기는 어려웠습니다. 따라서 급성 간염의 원인을 감별하기 위하여 IgM anti-HBc, anti-nuclear Ab (ANA), anti-smooth muscle Ab (SMA), ceruloplasmin 등의 검사를 시행해 볼 수 있으며, 침습적인 시술을 받은 과거력이 있어 HCV RNA 정성 검사를 추가로 시행하였습니다.
Quiz 2. 추가적으로 시행한 검사결과가 아래와 같았습니다. 진단은 무엇인가요?
HCV RNA (정성) positive (내원 3일), HCV RNA (정량) 44.5 IU/mL (<15) (내원 1개월)
f/u anti-HCV Ab (+) (내원 1개월)
ANA (-), SMA (-), IgG 1181 mg/dL (680-1620), IgM 39 mg/dL (57-288), IgM anti-HBc (-)
Ceruloplasmin 19.2 mg/dL (15-30), Serum Cu 84.5 μg/dL (64-134), 24hr urine Cu 65.8 μg/day (38-70)
Transferrin saturation 14% (20-50), Ferritin 51 ng/mL (5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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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Wilson disease
② Acute hepatitis B
③ Acute hepatitis C
④ Chronic hepatitis C
⑤ Autoimmune hepatitis
답) 3
증례해설
HCV RNA 검사가 양성이며 1달 뒤에 시행한 HCV 항체 검사가 양전을 보여 급성 C형간염으로 진단하였습니다.
급성 C형간염은 6개월 이내에 HCV 감염이 일어난 경우로 정의합니다. HCV 감염 후 HCV RNA는 1-3주 후에 혈중에서 검출되기 시작하고 HCV 항체는 평균 8-9주 뒤에 검출이 되어 97% 이상의 감염자에서 6개월 내에 HCV 항체의 혈청전환이 일어나게 됩니다. 현재 HCV 감염의 급성 여부를 감별할 수 있는 혈청학적인 검사는 없습니다. 따라서 급성 C형간염을 진단하는 가장 확실한 소견은 HCV 항체의 혈청전환입니다. 급성 C형간염의 초기 혈청음성기간(seronegative window period)에는 HCV 항체가 음성, HCV RNA가 양성이지만 면역이 억제된 환자의 경우에는 항체 형성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확실한 HCV 전염원이 확인되지 않는다면 감별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또한, HCV 감염의 급성기에는 HCV RNA의 변동이 심하기 때문에 급성 C형간염의 일부 기간 동안은 HCV RNA가 검출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유럽간학회 진료 가이드라인을 보면 최근에 HCV 감염이 가능한 원인 있거나 다른 원인이 없이 ALT가 정상의 10배 이상 상승하는 급성 간염의 경우에는 급성 C형간염을 배재하기 위하여 HCV RNA 검사를 시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면역억제 상태에 있거나 혈액 투석을 받고 있는 환자에서도 HCV 항체가 위음성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HCV RNA를 시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HCV 감염의 위험인자로는 HCV에 오염된 혈액 또는 혈액제제의 수혈이나 장기이식, 주사용 약물 남용, 불안전한 주사나 의료시술, 오염된 주사기나 바늘에 찔리는 경우, HCV 감염자와의 성접촉, HCV에 감염된 산모로부터의 수직감염 등이 있습니다.
Quiz 3. 이 질환 치료 및 자연경과에 대한 설명으로 맞는 것은?
① DAA는 만성 C형간염보다 급성 C형간염에서 치료기간이 길다.
② DAA는 국내에서 급성 C형간염에서 보험으로 투약이 가능하다.
③ Peg-interferon α는 만성 C형간염보다 급성 C형간염에서 치료효과가 나쁘다.
④ 황달과 같은 증상을 동반하거나 여자인 경우에는 자연 회복될 가능성이 적다.
⑤ 미국과 유럽간학회에서는 급성 C형간염에서 DAA가 비용 효과적이며 전염을 감소시킬 수 있어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답) 5
증례해설
현재 국내에서 direct acting antivirals (DAA)은 만성 C형간염에서 보험승인을 받았습니다. 환자의 경우 황달과 같은 증상을 동반하였으며 바이러스 농도가 낮아 자연 회복될 가능성도 고려하여 HCV RNA 추적관찰 후 치료 여부를 결정하기로 하였습니다. 이와 함께 HCV RNA 수치는 낮지만 추적관찰을 하는 동안에도 HCV 전염의 위험성은 있기 때문에 혈액 노출 등 HCV 전염의 위험요인에 대해 주의해야 함에 대해 교육하였습니다. 급성 C형간염의 자연 회복은 대략 20-50% 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감염경로, 황달과 같은 증상, 여자, 낮은 바이러스 농도, 유전자형 3형, interleukin 28B (IL28B) 단일염기 다형성 등이 자연 회복과 연관성이 있습니다. 과거 페그인터페론 알파를 근간으로 하는 치료의 경우 급성 C형간염에서의 sustained virologic response (SVR)이 만성 C형간염보다 높고 즉시 치료하는 경우와 진단 후 12주의 관찰 기간을 가지고 치료하는 경우가 SVR의 차이가 없어 12주째 HCV RNA 검사 후 치료를 결정하는 전략을 적용하였습니다.
인터페론과 달리 DAA는 만성 C형간염에서 높은 SVR을 보이고 급성 C형간염에서 치료 효과에 대한 연구가 충분하지 않으며 높은 약제 비용으로 인하여 급성 C형간염에 대한 DAA 치료 시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어 왔습니다. 최근 급성 C형간염에서 DAA가 상대적으로 짧은 치료기간에도 불구하고 높은 치료효과를 보이며 HCV 전염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를 바탕으로 2019년 미국간학회 진료 가이드라인과 2020년 유럽간학회 진료 가이드라인에서는 급성 C형간염에 대한 DAA의 치료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두 진료 가이드라인 모두 중등도의 증거수준이지만 미국간학회는 낮은 등급으로 권고하였고, 유럽간학회는 높은 등급으로 권고하였습니다. 유럽간학회는 2018년과 다르게 2020년 진료 가이드라인에서는 1년 이내의 감염을 포함하여 최근 감염된 C형간염(recently acquired hepatitis C)이라는 보다 포괄적인 개념으로 치료방법을 제시하였습니다. 또한, 약제의 종류와 치료 기간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국내에서 급성 C형간염에서 승인된 DAA는 없지만, 추적관찰 기간 중에 지속적인 간기능 악화, 높은 HCV RNA level이 지속되거나 HIV 등에 중복 감염되어 간질환의 진행이 빠르고 간세포암종의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경우에는 치료를 고려해 보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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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atment regimens and duration recommended in acute hepatit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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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idence
/Recommend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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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L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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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bination of sofosbuvir and velpatasvir for 8 weeks or Combination of glecaprevir and pibrentasvir for 8 wee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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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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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SLD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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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e DAA regimens recommended for chronic HCV inf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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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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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ASL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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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 mentio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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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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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SL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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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g-interferon α for 12 weeks; initiation of treatment can be postponed 8-12 weeks after onset of acute hepatitis C to allow spontaneous recov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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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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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A regimens; can be monitored for ≥6 months for spontaneous HCV clearance and treated according to the recommendations for chronic infection. Immediate treatment can be initiated using the same recommendation as for chronic inf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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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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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rading of evidence/recommendation: A-C/1-2 in EASL 2020; Ⅰ-Ⅲ/A-C in AASLD 2019; A-C/1-2 in APASL 2016; A-C/1-2 in KASL 2015.
Abbreviations: EASL, European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the liver; AASLD, American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liver diseases; APASL, Asian pacific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the liver; KASL, Korean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the liver.
이후 환자의 경과 환자는 급성 C형간염 진단 후 3개월 뒤 측정한 HCV RNA 검사결과가 <15 IU/mL이었습니다. 하지만 급성 C형간염은 몇 주 동안 HCV RNA level의 변동이 심하며 검출되지 않았다가 재검출 될 수도 있기 때문에 한번 HCV RNA가 검출되지 않은 결과로는 바이러스가 완전히 제거되었다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유럽간학회 진료 가이드라인에서는 12주와 24주 후 HCV RNA를 다시 측정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이 환자는 12주 뒤에 내원하여 간기능 검사와 함께 HCV RNA 검사를 시행하기로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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